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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교육관/제주 표선에서

드디어 제주도갈 준비를 눈물과 함께

by 오로라맘 2024. 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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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일 하는 것도 마지막날

정리를 하고

하나 둘 모아주신 마음도 받고

정든 사람들과 정든 공간과 나의 자리를 정리를 하고 

밤 9시가 되어 사무실을 나왔다.

 

마지막날까지  마무리할 일들은 끝이 없구나..

 

업무도 개인적인 일도

그동안 정리하면서 지내오지 않았던 날을  되새기며

갑자기 몰아서 하는게 이렇게 힘든거구나..

싶다.

 

 

아이들끼리 보내도록 내벼려 둘 수밖에 없는 선택은 오늘까지다.

좀 더 시간을 보내주고

다음, 내가 일을 하는 때에는 더 잘 해보아야 겠지.

 

엄마 언제오느냐 

5분단위로 걸려오는 전화너머로

"엄마, (압력솥에) 밥을 했는데 '죽'이 되었어"

"엄마, 오뎅탕을 끓였어"

..

미안하고 고맙고,.

엄마가 조금만 더 마무리 하고 갈게..

 

문자를 보냈다.

[고마워, 도와줘서. 오늘까지 부탁해]

[응. 엄마 나도]

 

 

문득문득 자란 아이들

휘몰아치듯 그만둔다는 결정과 앞으로 다가올 즐거운 우리의 시간을 위하여

방학 한달이 이렇게 지나간다.

 

집에 도착.

오므라이스를 냄비에 하다가 태워먹었다고,

에그 스크램블로 간신히 건졌다고

저녁상을 간단하게 완성하셨네.

 

정말 맛있게

마음한켠 따뜻하고 대견하게

저녁을 잘 먹었다.

 

더 늦게 신랑이 퇴근했다.

 

첫째가 덧니가 나와서

(이틀 뒤면 가게된 제주도행 때문에) 이를 4개나 뽑았다고

마취하는데 아팠고

얼얼하다고 무용담을 펼치고

 

너무 너무 피곤이 밀려와

나는 그냥 침대로 가서 잠이 들었다.

 

자다가 휴대폰 소리에 잠이 깼다.

신랑은 스마트폰 시청중 인것 같고

화장실 가려고 일어났는데

세상에..

주방이고 거실이고

엉망이구나..

쌓여진 설거지더미 와

뒤엉킨 옷가지 들이 거실을 가득.

 

그동안 업무정리하고 저녁늦게 사람들 한두시간 만난다고

쉬지않고 한두달을 달려왔더니

온몸이 욱씬욱씬

 

쌓여진 설거지거리를 하는데

탄 냄비를 박박 닦아내는데

눈물이.. 또르르

아.. 서럽다.

 

 

내가 가보고 싶은 길이라고

무작정 IB 학교로 간다고

제주행을 택했다.

 

다니던 직장도 정리를 했다.

 

아이들 방학 동안 다녀오겠다며

한달살이 먼저 택했다.

 

내일은 친구 결혼식까지 들려

하루만에 짐을 싸고 가야한다.

집안일은 쌓여있고

신랑은 바쁜 당신 업무와 본인만 살피느라 생각이 없다.

 

내가 노후된 차로 진도를 거쳐 제주를 간다는데

차는 정비했냐

준비는 어떻게 되가냐..

궁금하지 도 않고

'너는 가냐, 좋겠다' 이런 마음인가..

 

내가 간다고 했으니

힘들어도 내가 견뎌야지

그건 맞는데

이 뭔가 서글프고 힘들고 억욱하고

말해봤자

너가 선택한 거잖아

라는.. 말하지 않아도 들릴 마음의 말과 시선을 듣고 싶지 않아

꾹꾹 눌러담는다.

 

남겨진 신랑도 외로울 테고

버려두고 가는거 아니고

당신까지 챙겨줄 체력이 나에겐 없는데

같이 좀 

생각해주면 어떻겠냐고

말이 목까지 나오는데

그냥  말았다.

 

공감이 안되고

울음으로 토로하는 말은

진심이

전달이 잘 되지 않는다는걸

알아버렸다.

 

저사람은 무슨생각을 하고 있을까..

대화를 잘 하는 부부들을 보면 참 부럽다는 생각이 드는데

신랑과의 대화는 더 어렵다

잘못 내뱉으면 오해의 불씨가 되고

서운하고 

서럽고

여러가지 감정들이 갑자기 거대해 질 거 같기도하고

애잔 하기도 하다가

억울하기도 하고

어렵다.

 

지금이  작은? 서러움과 힘듦이

제주도로 아이들만 데리고 가서 겪는 어려움의 맛보기 정도 겠지.

약해지면 안된다.

잘 생각하고

마음안에 응어리 지지 않게

잘 풀어보자.

서운함 보다는 고마움으로 풀어보자.

 

당신혼자 있는 외로움

혼자 보내게 될 날들에 대한 두려움

앞으로 생계를 더 고민해야할 가장으로서의 부담감을

공감해보자고.

 

생각해 본다.

 

자야되는데..

아침일찍 일어나 소화해야할 일정들이 많은데

잠이 다시 잘 들지 모르겠다.

 

힘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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